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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정책이슈

난자 냉동을 통한 체외 임신 기술 현황

젊은 시절 냉동 보관한 난자로 임신 성공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임산부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9년 첫 자녀를 출산한 여성(母)의 평균 연령은 전년도보다 0.27세 높아진 32.16세로 나타났다. 첫 자녀를 출산한 연령대는 30~34세가 44.8%로 가장 많았고 25~29세가 24%, 35~39세가 22%를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난소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권소정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는 심장이나 소화기처럼 금방 체크가 안 되는데 난소 기능 저하가 난임의 원인 중 가장 큰 문제로 부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30대부터 난소의 노화가 가속화되면서 임신에 어려움 겪을 수 있다”

최근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구화선 교수팀은 미혼 시절 난자를 냉동 보관한 A씨(42세)가 해동한 난자로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21년 결혼한 A씨 부부는 6개월 동안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아 3년 전 보관한 냉동 난자를 해동시켜 시험관 시술을 진행했다.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는 얼린 난자를 해동해 피에조(Piezo) 장비를 이용한 최첨단 시술 방법으로 세포질의 손상을 최소화해 수정률을 높였다. 피에조 체외수정은 전기신호에서 발생된 진동이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막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38~40세 이상의 고연령 환자가 이전 주기에서 수정에 실패하거나 수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 난자의 세포질 상태가 매우 약하거나 점성이 너무 높아 기존의 정자직접주입 미세수정법으로는 정상적인 수정이 힘든 경우에 사용한다.

구화선 교수는 "미혼 여성의 난자 보관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며 "늦게 결혼한 여성들이 결혼 후 아이를 간절히 갖고 싶어 할 때 의료진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난자 동결은 난임 예방을 위한 미혼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자 보관은 37세 이전에 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후라도 검사를 통해 가임력을 보존 할 수 있는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냉동 난자 보관 탱크 사진
냉동 난자 보관 탱크 사진

난자 보관에 대한 미혼 여성들의 관심 점점 증가

작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커버스토리로 기획한 “난자를 얼려라, 커리어를 해방하라” 기사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자기 난자 동결 보존’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미혼 여성에게 귀가 솔깃할 획기적인 대안이다.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난자를 꽁꽁 얼리고 든든해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분당차병원 난임 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여성 69.8%가 난자 보관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은 약 200만개 난자를 갖고 태어난다. 생리가 시작되는 사춘기가 되면 30만개로 줄어들고, 건강한 난자부터 배란이 된다. 난소는 20대에 가장 기능이 활발하며 30대부터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다 평균 37세를 전후로 눈에 띄게 퇴화한다. 나이 들수록 난자가 줄어들어 폐경이 될 즈음에는 약 1000개 미만만 남는다. 나이를 꾸역꾸역 먹지만 딱히 결혼하고 싶을 만큼 사랑할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신체 나이 시계는 째깍째깍 재촉하고 난자는 늙어가고 있다. 노화된 난자는 질도 떨어지고 염색체 수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수정과 착상이 어려워진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싱싱한 난자를 냉동해야 한다

재작년 차의과학대 분당차여성병원 이찬(부인암센터)․정상희(산부인과)․신지은(난임센터) 교수로 구성된 다학제팀은 3년 전 냉동 보관한 난자를 해동해 임신,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2015년 자궁내막증으로 우측 난소난관 절제 수술을 받은 B씨(30세)는 2년 후인 2017년 좌측에 8cm 크기의 자궁내막증을 진단 받았다.

B씨는 “주치의였던 이찬 교수가 전 수술로 한쪽 난소만 있는 상황에서 종양 크기가 커 남아있는 난소도 수술해야 할 수 있으니 결혼과 출산을 위해 난자를 냉동 보관할 것을 권했다”며 “당시 결혼과 임신에 대한 계획은 없었지만 언젠가 아이는 꼭 낳고 싶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난자 보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B씨는 2017년 8월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신지은 교수에게 난자를 채취한 후 난자를 냉동 보관했다.

이후 좌측 난소 보존 치료를 진행해 오던 B씨는 2019년 결혼해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아 냉동 보관한 난자를 이용해 시험관시술로 임신에 성공,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두 딸을 출산했다.

 

난자 동결 보관 시술 현황

차병원 난자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보관 시술 건수는 1194건으로 2020년(574건)의 2배를 넘었다. 2011년은 9건으로, 10년 전 보다 130배 이상 증가했다

신 교수는 “최근에는 난자 동결과 해동 기술력도 좋아져 냉동된 난자 해동 시 생존율이 90% 정도로 발전한 만큼 질환이 있는 여성은 물론 35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반드시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분당차여성병원 구화선 교수팀, 미혼 시절 보관 난자로 임신 성공

언젠가 냉동 난자로 임신하겠다고?

결혼 전 보관 난자로 임신·출산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