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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정책이슈

코로나로 인한 긴 후유증, 롱 코비드 이슈로 부각

롱 코비드(Long COVID)란 무엇이며 증상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설명할 수 없는 적어도 하나의 증상’의 후유증이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지속되는 상태를 롱 코비드로 규정했다. 

Case 1)
2021년 4월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김씨는 14일간 병원 치료를 받고 격리 해제된 이후 지금까지 미열과 기운 없음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감염 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16년간 근속하던 직장에서 ‘연장근무 1위’를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출근 뒤 1∼2시간을 앉아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상체는 뜨거운데 하체는 차갑고, 특히 수천 개의 바늘로 다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열을 재면 섭씨 37도 전후로 체온이 측정됐지만 느껴지는 열감은 그 이상이었다. 결국 휴직계를 내고 1년간 유명하다는 대학병원과 한의원을 10곳 이상 찾아다녔다. 내과, 신경과, 안과, 정형외과, 류마티스내과, 감염내과 등 안 돌아본 과가 없다. 현재까지 쓴 병원비만 1500만원에 가깝다. “너무 아파서 미치겠는데,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고 정신적 문제로만 결론지으니까 그냥 죽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Case 2)
강씨는 1차 확진 이후 미열이 떨어지지 않고, 평상시에도 감기몸살에 걸린 것 같은 컨디션이 계속됐다. 평소 잘 쓰던 문장도 문맥에 맞지 않게 튀어나오고, 자다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깨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서너군데 병원을 다녀봤지만,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었다. “집에서 불과 1500보 떨어진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것도, 5분도 안 걸리는 설거지를 하는 것도 힘들 정도로 체력이 달려요 ” 강씨는 김씨와 함께 인터뷰를 하는 2시간 동안 피로감 때문에 의자에 여러번 기대야 했다. 외출 때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체온계로 열을 재보니 섭씨 37.9도로 찍혔다. 

Case 3)
소아 후유증을 호소하는 부모도 있다. 김정은(45)씨는 함께 코로나에 확진됐던 6살 자녀가 격리 해제 후에도 복통, 브레인 포그(머리가 멍한 상태), 압통 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평소에 아프다고 하지도 않던 아이인데, 너무 걱정이 된다”며 “대상포진 전문병원에서도 코로나 확진 이후 후유증으로 많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롱-코비드-증상
WHO에서 지정한 롱 코비드증상 (출처 한겨례)

확진자 최소 20%가 롱 코비드 증상 겪어

해외 연구 조사 결과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과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완치자 27만36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공개했다. 이들 중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 하나 이상의 후유증을 겪었다. 집계된 후유증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장애(15%), 호흡곤란(8%)과 복통(8%), 흉통(6%), 피로(6%), 두통(5%), 인지장애(4%), 근육통(1.5%) 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까지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 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 등과 협력해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의 20~79%가 피로감과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연구용역으로 코로나19 완치자 170명을 대면으로 조사했는데, 확진 이후 12개월이 지났는데도 75.9%에 달하는 129명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건망증 25.3%, 수면장애(불면증) 15.3%, 피로감 13.5%, 불안 12.9%, 관절통 12.4% 순으로 후유증을 호소했다. 또 확진 후 1년 9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대면조사를 이어온 81명 중 65.4%에 해당하는 53명에게서 후유증이 지속됐다. 역시나 건망증 32.1%, 피로감 30.4%, 수면장애(불면증) 23.5%, 집중력 저하 17.3%, 탈모 17.3% 순으로 정신건강과 관련된 후유증이 많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확진된 입원환자 47명을 조사한 결과 최장 19개월까지 피로(31.7%)나 운동 시 호흡곤란(17.1%) 등의 후유증이 관찰됐다.

연세의료원 연구진이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경증보다 중증 환자에서 후유증 발생률이 높았고, 경증 환자는 피로감, 중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전체 대상자 중 3개월째 후유증이 발생하는 비율은 20% 정도로 추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2만1615명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238만696명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환자 4139명(19.1%)이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독감 환자보다 기분장애·치매·심부전·탈모를 겪을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게 나타났다.

 

청와대 청원까지 나와

1월 17일에는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내 롱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센터병원 설립 추진 관련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전 11시 139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로 확진된 후 완치됐지만, 미열 및 전신통증, 수족냉증 등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유명하다는 병원을 가 봐도 피 검사 및 다른 검사 결과 정상이라는 이유로 그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다, 정신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한다”며 “국내는 롱 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고 의사들도 오로지 정신병으로만 몰아가는 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롱 코비드 치료시장 블루오션으로 대두되지만 아직 확립된 치료법 없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만큼 회복 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명지병원은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롱 코비드’ 환자 치료에 나선다. 하지만 롱 코비드 치료법은 국내외적으로 명확히 확립된 바 없기 때문에 다학제 협진 방식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며 관련 경험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클리닉 센터장을 맡고 있는 명지병원 호흡기내과 하은혜 교수는  “코로나19 회복 환자들 중에는 숨이 차고 기력도 떨어지고 가슴도 두근거리는 등 복합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환자들은 치료 받으려면 이 과 갔다가 저 과를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 때문에 통합적이고 다학제적으로 환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코로나19 후유증 치료법이 확립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험적 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확립된 치료법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출처)
“1년째 미열, 두통”…코로나 ‘긴 후유증’에 무너진 삶
국내 확진자 20% 후유증으로 병원 찾아…정부, ‘롱 코비드’ 공식 조사나선다
마땅한 치료제 없는 ‘롱 코비드’…환자들은 “일상복귀 원해”
‘롱 코비드’ 치료시장 블루오션 되나?…확립된 치료법 마련 과제